“몸이 불편해도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2007년 좌식배구 클럽대항전 영남리그에서 5팀을 제치고 우승한 청도 파워불스 좌식배구팀이 15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군포시체육관에서 열린 ‘2007년 좌식배구 클럽 최강전’에서 다시 정상에 우뚝 섰다.
이번 최강전에는 좌식배구 활성화를 위해 비장애 선수 2명과 여자 선수 1명을 의무적으로 함께 뛰게 규정, 감독인 김성진(28) 씨와 플레잉코치 이수진(22·여) 씨도 경기에 나섰다. 이 씨는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고 이교인 경북장애인배구협회 전무는 공로패를 받아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좌식배구는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경기를 한다는 점 외에는 일반 배구와 다른 점이 거의 없다. 다만 공이 몸에 닿는 순간 엉덩이가 땅에서 떨어지면 안 되고 서브를 블로킹할 수 있다는 점, 발의 위치 대신 엉덩이 위치로 전위와 후위 포지션이 구분된다는 것 정도가 차이 날 뿐이다.
파워불스는 올해 전국체전 좌식배구 부문에서 경북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건 뒤 중부리그, 호남리그까지 포함해 18개팀 중 상위 8개팀이 출전, 실력을 겨룬 최강전에서 명실상부한 최강임을 입증했다. 2005년 창단된 팀치고는 상당히 빠른 성장세다.
이 같은 결과 뒤에는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장애인인 선수 10명 가운데 창단 당시 좌식배구를 해본 이는 2, 3명뿐. 나머지는 첫 경험이어서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영남대 소체육관을 연습장 삼아 일주일에 세 번 저녁에 모여 4시간씩 구슬땀을 흘린 끝에 최강팀으로 발돋움했다.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한자리에 모이기도 쉽지 않은 데다 여건상 운동을 제대로 접하기도 힘든 이들이 무엇 때문에 이처럼 좌식배구에 열을 올리고 있을까.
장종만(36) 팀장은 한마디로 “좌식배구에 중독됐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장 팀장은 오른쪽 다리가 절단됐고 왼쪽 다리가 불편해 목발을 짚고 다니는 2급 장애인이다. 하지만 코트에 앉으면 그는 파워불스의 든든한 지주가 된다.
“휠체어 테니스와 배드민턴도 해봤지만 좌식배구를 접하는 순간 그 매력에 빠져들었죠. 선수 6명이 서로 의지하고 뒹굴며 함께 경기를 만들어나가는 점이 저를 끌어당겼습니다.”
청도지체장애인연합회 사무실에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코트에 나서면 당당한 운동선수가 된다. 처음에는 왜 그리 힘든 운동을 하려 하느냐고 가족들이 말렸지만 이젠 거의 참견을 않는다. 장 팀장은 2006년 국가대표로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도 했다.
왼쪽 다리에 보조기를 차고 생활하는 이교인(37) 씨는 1인 2역을 한다. 협회 전무 이사직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코트에선 파워불스의 선수로 뛴다. 경기뿐 아니라